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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27. 고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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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할 수 없는
나의 옷깃은 닳았다
청춘의 빛결이 물결치는 정오
접은 종이 비행기가
먹구름 인 하늘을 날고
봄비는 창살을 보듬고
가슴을 달랜다
아이들이 떠난 빈 자리
발길 없는
풀빛 길이 돋아 나고
아침을 게워 내는
텃새의 마지막 비명이 사라지고
잠 깨운 기침이
가래를 뱉는다

파르랗게 작열하는
이산화탄소의 불꽃 속으로
사랑의 껍질이 침투한 지금
의식까지 태운
검은 자욱이 바닥에
낭자한 지금
외칠수록 스며드는 외로움

1993년 3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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