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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V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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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0. 저녁 :0 대전→서울 무궁화호

암인지 어떤지 잘 모르시겠다며
당신의 얼굴 한구석엔 설핏 그늘이 서립니다.

간간히 살피던 손주들 안부를 묻고, 또 묻고..
생생한 기억이 가득한 당신의 이마에는
몇가닥 흐트러진 흰머리가 곱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칠십을 몇 해전에 넘기시곤,
손가락으로는 셈도 어려운 육십 몇년을
중얼중얼 되사겨 보던 이름들.
동창회 한 번 더 해야겠다는 바램은
막연한 기도보다 간절합니다.
다음번 모임에는 누가 안보일지...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생을 충실히 살고자 하는 것.
매일 매일의 후회가 별의 비로 내려도,
평생의 후회가 머리에 잔설로 앉아도,

할머니, 글한줄 쓴 적 없어도 당신의 생은
진정 아름다운 시인으로서의 삶입니다.

당신의 그 아련한 동창회를
당신 기대보다 딱 한 번만 더 하실 수 있기를
당신의 인생에 제목으로 각인되는 시로써 기원합니다.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당신은 제목조차 쓰지 않으신
칠순을 훌쩍 넘기신 초보시인이시기에,
소박한 걱정으로 가득한 산골 아낙으로서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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