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촛불을 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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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릅나무 숲 사이로 푸르른
촛불을 켜고 드넓은
항해를 위하여 기도한다
매일 털자락 떨어지는 습지에
고독은 별빛으로 뜨는 데
만리 세월 청춘은 부질없이
밤하늘 가로등마다
밤새 울음으로 깜박인다
벌거숭이 찾아 가는 회오의
한 나절을 지나면
살갗을 피로 스치는
여인은 눈을 뜨는가
아스라한 묘지의 안개밭을 지나
산딸기 피어나는
언덕배기 찔레꽃마냥
조그마한 햇살만 받아
온 몸을 되살리는 초여름은 없는가
거룩하여라 내 청춘
잎잎이 아로 새겨진 하얀 마음
꽃타래를 풀어 헤친
젊음이여 일어나라
겨울은 쫓겨가고 파도처럼
파도처럼 부숴지는 약초의 뿌리
살아야할 덕목을 나열하기 전
느릅나무 숲 사이에
촛불의 축제가 무성한 시절이여
돌아오라 아침 나절
풀피리 울어 예는 안개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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