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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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안은 잡동사니로 온통 뒤덮혀버렸다.
읽다만 책들,
목적을 잃은 시디 케이스들,
뭉툭해져있는 B연필과 끄적이다 만 글이 담긴 종이쪽지들,
노랫소리......
그 틈에 몸을 누인다.
피곤함이 몰려와 가만히 내쉬는 한숨,
그 속으로
지는 해가 붉게 타오르다.
예전의 빈틈없는 내 방이 그리운 것이 아니다.
헝크러지기 전의 내 맘이 그리운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법을 배워야 할 때,
그 어떤 것도 손에 쥐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허공을 향해 벌이는 뭉툭한 두 손의 춤판.
미안하다
상실감에 무력해버린 내 두손이여.
200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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