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25. 정신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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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를 적시고
머릴 막는다
저 빨간빛의 흐느낌이
아스팔트를 흐른다
새벽 바람따라
메마른 입술을 찢는다
피어나지 못한
활엽교목이 엉키는
하늘 아래 골짝이
부는 바람따라
산토끼 느린 걸음이
두터운 구름을 띄운다

네가 뜯기우는
밤꿈을 시장 언저리에 모으고
별이 씻겨지지 않은 채로
자정을 치는
쾌종 시계 소리

찢어져라 부숴져라
파열하라
하얀 돛단배의 줄기를 폭풍우에
내 던지고 목숨 가까이 다가 온
네의 거친 손끝이나마 달래고 싶다

오지 않는 이들에게
무슨 손수건으로 흔들 수 있겠느뇨
파리한 정맥 주사를
맞은 단세포의 뱀 피부
일어서는 저 독살스런 눈빛
가거라 이젠
네가 지켜 온 자수정은
말을 뱉어 버린
껌으로 붙는다
부패한 쓰레기차 내음이
골목을 지나고
목련화 부풀은 시절이 쓰러진
승합차의 침묵을 주시하라
가지 않을 수 있는
죽음을 겨냥한
엽총이 어깨 사이에
부착되어 있다
어둠이 시계 소리로 올 때마다
두근대는 북소릴 마주하고
홀로히 타는
모닥불 속으로 쓸개 한 덩이
떨어진다 파아란 눈물이/고인 잿더미 속으로
하얀 겨울이 떠나고/잊을 수 없는
마네킹이 햇빛으로/떠오르는 바닷살결 본다
아쉬운 눈물이여/안녕, 안녕, 안녕
199.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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