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팬티 크기는
90 센티미터
신발은 이백육심 밀리
직장은 전철 레일만을
따른다

간판들을 본다
칠성 사이다
오렌지 쥬스 그린 컴퓨터
진도 모피
애경 백화점
신도림역은 사방 팔방으로
벋어 나 있다

예수 믿으라고 외치는
전도사님 여자 전도사님
계단 아래로
목소리들이 대답 없이
굴러 갑니다 빠질 수 없는
각도의 계산이
발밑으로 통과합니다

전자 오락기의 프로그램을
예상하고 때리는 손길들
하얗게 접은
백합화 향내음 퍼지는
유리창 속의 핏줄기들

그리움보다
존재가 먼저 일어나는
지하철을 내리면
강물은 길로만 흐른다

나의 품질마크는 영원히 없고
나의 좋은 설계 표시도 없고
라일락 향 피어나는
아파트를 건넌다

199. 3. 2.

주제:[(詩)인생] 김**철**님의 글, 작성일 : 2001-01-24 00:00 조회수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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