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혓바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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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의견과 배설물과
달고 쓰고 맵고 시고 질기고 부드러운 맛의 배합
키스와 흡연과 시큰둥한 침묵까지

너무 과중한 업무량입니다.
아랫동네의 길다란 놈은 씹어 흘린 음식들을
주무르기만하고, 옆동네의 울퉁불퉁한 놈은
듣거나 흘려보내기만 하고, 특히 제일 높은
정글은 덮여있기만 하면 되는데

늘 축축한 동굴속에 엎드려
묶힌 물개처럼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며
바깥의 것을 끌어다가 속에 먹이고
속의 것을 끌어다가 바깥에 뿌리고
속의 것과 안의 것이 뒤섞여 생명이
되도록 합니다.

오늘은 내 몸에 빨간 종기가 돋았습니다.
다른 녀석들은 다치면 약도 많다는데
나는 그저 이 거대한 얼간이 괴물이
깊은 잠에 빠진 틈에
늙은 투견 도사처럼 늘어져 누워있을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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