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동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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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정오의 동강에선
젖은 맘들이 둘러 앉아 도란도란
향그런 솔전을 부칩니다
축축한 어깨들이 노릇노릇
다순 김으로 데워지고
잿빛 수면위론 작고 하이얀 동그라미가
갈망에 절망을 절망에 갈망을
더하는 수 만큼 무수히 그렸다 지워지고
다시 그려졌다 흔들려 흔들려 지워지고...
물안개인지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부연 물 무더기
사태되어 눈 앞에 우뚝
엄습하는 시간
차마 시계를 볼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정오를 조금 넘어선
시간이길 바랬습니다
이제 일어나 동강을 건너야겠습니다
수면위로 자맥질하는
친근한 부끄러움들 다 일으켜
젖은 어깨 감싸 안고
이제는 이제는
강물을 건너야겠습니다
챙겨 둔 낡은 배낭 속 도시락엔
정오의 솔전이 못내
향그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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