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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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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

꿈을 꾸고 있었다.
세상은 나를 이질단백질로 판정하고
차가운 빗속으로 고립시켰다.
내가 처음 처녀를 떼던 날처럼 눈물이 흐른다.
외치지 못했던 목소리가 입술에 맺혔다가
빗방울 되어 떨어지면서 나는
그 고독 속에서 맑은 비명을 지른다.
꿈이었다.
시리도록 젖어버린 두 발을 채 옮기지도 못하고
나는 빗속에서 홀로 선 나무가 된다. 아니다.
홀로 선 나무만큼도 자유롭지 못한 뿌리가 된다.
넓게 펼친 팔, 손끝을 타고 비가 내리면
링게르 바늘을 타고 몸 속으로 퍼지는
반투명 주사약처럼 나는 파리한 얼굴을 가진다.
나는 스스로 이질단백질을 인정하고 병실 한 구석에 갇힌다.
병실은 나에게 동굴이다.
그곳에서 동굴을 만들고, 비를 피하고, 또 다른 동굴을 만든다.
창밖을 본다...나는 꿈을 꾸었다.
나의 동굴 속에서 그 꿈을 되찾고 싶다.
이 비가 그치는 내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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