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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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습장에는
지우고 싶은 것들이 많습니다
수학 문제 풀다가
틀린 것은 그만둘지라도
내 어두운 모습은 흔적 없이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혹시 누군가 볼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 글도 지우고픈 글 중
하나가 될지도 모릅니다
창문 밖의 많은 나무들 중
하나가 되어도 좋겠습니다
그 나무의 수많은 이파리들 중
하나가 되어도 좋겠습니다
바람이 불면 차가운 땅에
입맞추는 생이라 하더라도
저 산 너머에는
아담하고 살기 좋은
마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산을 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미련 때문이겠지요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입니다
이 미련의 끈이 끊어졌을 때는
하늘을 날고 있겠죠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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