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蒼村(창촌)으로 가려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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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촌(蒼村)으로 가려하는가,


--1, 급한 마음가네--

찰랑이는 잔물결 소리 혼자서는 외로운 밤
드넓은 주암호(住岩湖)에 가득한 물안개 차가운데

앞산 잔 설(雪)은 듬성듬성 희끗거리고
길 찾는 나그네 귓가에는 스산한 소리 들리고
긴긴 밤 바삐 보내 넘기고 싶은 마음에
어둠 속 좁은 산길을 잰걸음으로 재촉하네,

슬그머니 새벽 동 터 오는 고개 너머에
가려는 땅 얼추 못 가서 송광사(淞廣寺) 자리하니
밤새운 허기는 감로수(甘露水)로 달래고
불전(佛前)에 절 공양 정성으로 올리고 돌아서려니
먼 길 왔으니 쉬어 가시라 권하는 보시(報施)도
저 곳에서 편히 쉬련다고 가야 할 선산(先山) 땅.


--2, 이제 왔네--

천리(千里) 건너 머나먼 땅 쉼 없이 왔건만
인가 없는 산등성에 봉분(封墳)만 십여 기(基),
고향 촌락(村落) 창촌을 굽어보고 누웠으니
이제야 편히들 쉬시는가, 타향에서 돌아와,
잡초 무성한 봉분마다 햇살만 가득하고
그리워 찾아온 자식 마음 저려 눈물 가득하네.

일가붙이 하나 없는 조상 님들(父親) 고향 땅에
나, 빈 몸으로 홀로 찾아와 반겨 줄 이 없으니,
여기 이곳은 내 고향(故鄕)이 아니로다 해보지만
근본(根本)은 여기요, 내 잠들 곳도 이 곳이려니,
잡초 뽑는 굽은 손등 위로 굵은 눈물 떨어지고
새끼 찾는 날짐승 우니 산등성이엔 해 떨어지네.


--3, 어디로 가나--

잃어버린 사십 년(四十年)을 찾을 수는 없어도
찾으려 찾은 것이 버려 둔 고향 선산(先山)이라,
잊고 살아온 죄 많은 세월(歲月)을 묻으려니
가슴에 먼저 묻어야 할 바람 같은 사연들,
아련한 기억 속, 집 앞 흐르던 개울 예 있는데
그 집, 그 시절, 그 사람들 어디로 흘러갔는가.

돌아 왔다 하여도 편히 아주 돌아 온 것이 아니니
이 한 몸뚱이 취할 곳 없는 타향 같은 고향이라,
떠나온 곳 그리워도 이제는 가지 못할 먼 곳이니
나 혼자는 머무를 곳도 돌아 갈 곳도 없는 신세,
타향은 타향이기에 고향은 고향이라 서러우니
알면서도 찾은 마음, 늙고 병든 몸만 서러워라


--蒼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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