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의 두려운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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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벗고 세상을 보니
모든 것이 흐리다.
조금전까지
가을 햇살에 아름답게
흩날리던 낙엽이
이젠
길모퉁일 뒹구는
쓸모없는 신문조각처럼
무의미하게 보인다.
순간,
아차!
그동안 얼마나
나만의 시력으로
이 세상을 바라 봤을까?
갑작스런 물음에,
황당스레 당황스레
안경을 집어들면
세상은 전처럼 아름답기만 하건만,
다시 보는 세상이
아직도 아름다워
고개 숙여 천천히 눈을 감는다.
차라리
이런 어둠에서야
나는 모든 것을 제대로 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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