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환향(還鄕), 화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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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간다고, 가겠다고, 스물하고도 일곱된 花의 말에
꽃같네, 꽃같아, 그렇게 보내야 했던 어느해 설
늘상 같은 말로, 꽃같네, 꽃같아, 나이 든 花들을 몇
떠나보내고 나서야 그 말을 연극대사 외듯 중얼거린다.

술에, 사랑에, 세상이 사치라 가리키는 감정이라는
부조리한 괄시에 채이고 나 또한 스물 일곱이라는
나이테를 입고 화원(花園)을 떠난다

동상, 사법고시 붙었지라.
엄니, 병 다 나았지라.
먼저 떠났던 花는 그렇게 말들하며 떠났는데
여행가방 차곡, 차곡 채우고나니 피붙이 있었던가,
시샘쟁이
지지배가 있었던가, 화냥년하며 내 머릴 뜯을 노친내
하나도
없었나. 비로소 내게도 꽃같네, 꽃같아라 내뱉는다.

못 돌아가, 못 가겠다고, 스물하고도 일곱된 花의 발구름에
오로지 차창의 시선들이 지나친다.
환향(還鄕)할 버스도 놓치고, 손 흔들던 어린 花들도 짙은
샤넬 향수에 싸한 술냄새를 남기었다.

처음 花는 환향해 살겠고, 다른 花들도 이젠 다 시들어

누구 하나 화냥년 소리 않겠지만
난 화냥이란 단어를 코에 끼고
꽃 냄새만 가득할 다른 화원으로 발을 옮겨간다
꽃같네, 꽃같아라는 말을 입에 물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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