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주인이 되어.. (작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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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 작은방 컴푸터앞에서 찌들었던 마음과 정신을
삯이기 위해 등산화를 신고 집을 나선다.
몇일전에 내린비로 숲속 산길은 아직도 나뭇잎 그늘에
부드럽게 젖어있어 걷기에 참으로 좋다.
화장 잘 받는 여인의 얼굴인양
한발한발 내딛는 발길이 조심스럽다.
초여름의 따사로운 햇빛이 짧은 시간 이마에 땀방울 맺히게 하고
양지쪽 바위는 바싹 메말라 있고 작은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는 끊어질듯 이어지고
조금만 약수터에 걸린 물 바가지는 주인을 기다린지 오래인듯 하다.
시원한 약수물 한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푸~~하고 뿌려본다.
늦은 오후 햇살에 작은 무지게 그려지고
깜짝 놀란 흰나비 날아갈곳 모르고 허둥대고 있다.
메말라버린 바위에도 물 한바가지 뿌리고 작은길 따라 오른다.
산길 주인이 되어 가는 길에 놀란 흰나비 모자위에
맴돌다 따라오다 친구되고
숲속의 솔바람 분다고 속삭이는 나뭇잎들 비비는 소리에
낮잠에 취한 새 한마리 얼떨결에 바람을 보았다고 노래 부르고 있다.
뻐꾸기 우는 소리를 따라 가다가 뻐꾸기를 보았다.
조금더 가까이 보고싶어 한발 내딛고 보면 뻐꾸기 한 나무 옮겨가고
조금 높이 오르면 더 높은 나무로 옮겨가고
달리다가 보니 어느덧 훨훨 날아 다른 산으로 가버린다.
작은 바위에 다람쥐 한마리 뭔가를 열심이 먹고 있다.
오르는 걸음 멈추고 가만히 보다가 한걸음 더 가까이 가도 꼼짝 하지않는다.
어느 순간에 서로 눈이 마주쳤다.
다람쥐도 나도 숨도 못쉬고 그져 바라볼뿐 ...
5분정도 서로 바라보다 다람쥐 바위밑으로 사라진다.
내 갈길 열어줘 고맙기도해라..
진례산성을 따라 나무 계단길 오르며 밟히는 썩은 나무사이에
이름 모를 작은 풀들이 얼굴을 삐쭉이고 버섯들이 공간을 찾지하고 있어
힘든줄 모르고 작은능선 세번을 넘고 보니 비음산 정상이라...
도시의 끝자락 봉암다리 밑으로 흐르는 마산만 바닷물이
스러져 가는 햇살에 반짝 거리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이마에 흐르땀 닦으며 녹아버린 얼름물 한 모금 마시니
목구멍을 타고 내리는 짜릿함이 그만이다.
뒤돌아 보니 가녀린 여인의 잘록한 허리모양 한 진례저수지 넘어로
넓은 들이 모자이크 유리판 처럼 반짝 거린다.
썰어논 논들에 물을 가득가득 채우고 모내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도 아내 없는 처가집에 모 심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봄날에 위세 당당하게 처녀들의 가슴을 흔들던 철쭉꽃은 간데없고
엷은 구름 흩어진 파아란 하늘밑 초록빛 산야에
그져 덩그런이 찔레꽃 나무 한두그루 있고
친구 삼아 조팝나무가 그리움을 메우고 있다.
어른 키 만큼 자란 철쭉나무 숲길 밑에
가느다란 잔대 끝자락에 메달린 노오란 작은 꽃들이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고 온 산를 작은꽃 하나로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물으면 아플것 같은
깨알보다 작은 수 많은 개미들이 조금도 흩트러짐 없이
기나긴 행렬을 이루며 이동하는 모습을 바라봄도 즐겁다.
산을 내리는 걸음이 더욱 즐거운것은 보리수 나무 때문인것을...
어느해 빨알간 보리수을 따다가 술을 담그기도 하고
어느해는 눈이 많이 내려 터널 모습을 한 보리수 위에
쌓인 눈이 너무 아름다워 사랑하는 그니 모습을 담기도 하고 ..
아마도 그 사진은 지금도 작은 액자속에 넣어져 벽에 걸려 있을 것이다.
올해는 보리수꽃도 햐얗게 많이도 피었었는데...
탐스러운 열매가 열릴지 의문이다.
몇년째 보질못했으니 안타깝다.(도시의 공해로..)
이 숲길이 아름다운 것은 아까시아 나무와 참나무가 가지도 별로 없이
키만 0~50년동안 훌쩍 커가지고는 넝쿨이 칭칭 감겨 있고
넝쿨잎들이 조화롭게 피어있기 때문이요
오후 늦은 시간에 스려져가는 햇살을 받으며 역광 처리된 모습이
잎살 하나하나에 신비로움을 자아내게 하고
나무들 몸둥이마다 명암의 차가 뚜렷해 더욱 아름답다.
산길 주인이 되어 내리는 걸음이
이 순간에 멈추고 일분이고 십분이고 감상에 젖어듬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 감정 담고 가다가 장끼 한 마리 푸드득 날으는 소리에
놀란가슴 쓸러내리고 ..(까투리는 어디두고 저 혼자만..)
어쪄다가 까치 살모사라도 한 마리 볼것 같으면
이 산이 살아있어 나의 삶이 더욱 풍부한것 같아좋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 넘어감이
하루의 주인이 나 였음을 느낀다.
20년을 살아온 이 도시을 쉽게 떠날 수 없음도
이런것들이 나의 삶속에 깊이깊이 스며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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