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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빨간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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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허수아비

허수아비가 남루한 차림이거나 못생겼어도
아무도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허수아비는 헤진 옷자락일지라도 불평 않으며
못생겼다고 우울해 않는다

쫓아내야 할 참새 떼 몰려와 놀려도 웃음으로 반기고
극성맞을 까치조차 미워하지 않고
그저 친구인 냥
그렇게 서 있다
조금은 기우러진 모습으로

세상 보이는 것 모두 친구 하려는 듯이
그렇게 서 있었다
산자락 밭 어귀에서
들녘 논배미에서........

그는 할미와도 친하고
젊은 아낙네도
말 수 적은 사내와도
꼬마녀석들과도 격 없이 지낸다

그는 언제까지 그곳에 서있을 여나
매서운 겨울바람에 쓰러질 때까지 서 있겠지
내년이면 새 입성으로
다시 옆자리에 바로 설 테고...............

허수아비 그 녀석
우리의 오랜 친구 같아 보였다
녀석은 우리를 닮아있었다
우린 허수아비이다


2001. 10. 1
빨갛게 차려입은 허수아비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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