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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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 저녁 :5. 제부도 바닷길 끝에서
구름처럼 안개를 깔고 앉은
하찮은 이름의 잔섬들.
시커먼 갯벌.
아직 푸서지지 못해 꼭꼭 쌓여 밟히는
조개 껍데기.
주워 가는 추억.
버리고 가는 집착.
잃어 버리는 상념의 뭉치.
외롭게 건네다 뵈는 육지.
그리운 내 살과 뼈의 자궁.
꼬리를 물고 물뱀처럼 이어지는
바퀴들, 불빛들.
얕은 물에 뚝심 좋게 틀어 박힌 송전탑들.
늘어져 힘 없는 전선.
섬을 탈출하는 온갖 말들, 그 이야기들.
나가고, 들어 오고,
집어 가고, 들러 가고.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곳에는 그리운 육지가 있다.
육지를 정화하는 껍데기 한마디,
제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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