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찾는 사람 - 사랑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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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 저녁:5 퇴근길 전철
별이 너무 많은 날에는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저녁때 밥짓느라 발갛게 지피던
아궁이 가득 잠자는 불씨들 처럼
생생히 꿈을 덥히는 초롱한 별 무더기는
꿈을 덮고 반짝이는 숨을 쉬며 새벽길을 갑니다.
나는 헤아리다 헤아리다
센 별보다 더 많아지는 새벽별을 맞아
반가운 인사를 나누느라 동틀녁
꽃망울 움트는 기색도 모릅니다.
이슬은 이파리에 매어달려
거꾸로 보는 세상을 웃으며 잠들고,
나는 불러보는 이름 그 한입 가득한 그리움에
새벽으로 도도하게 흐르는 강가에 나와
차갑게 반짝이는 화톳불 그리움 불씨를 반깁니다.
내가 살아 온 서정,
내가 살아 갈 그리움,
내가 살아가는 사랑….
사랑한다 말하면 사랑이 아닐까봐,
그리웁다 말하면 그리움이 아닐까봐,
아름답다 말하면 남의 아름다움 될까봐
그렇게 지새우며 얼굴을 마주 대하는 별은
간간히 키가 큰 플라타너스 이파리 뒤에서
자기들끼리 쑥덕이다가는 키득키득 얼굴을 내어밀고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천연덕스럽습니다.
사랑해주길 바라는 어두움,
잡아주길 기다리는 풀끝의 서운함,
이슬에 젖는 손가락은
밤을 이겨내는 청량한 한기됩니다.
사랑하려면 그리로 오시지요.
기다리려면 다른데 말고 거기에서 기다리시지요.
웃으시려면 별이 많은 그 산 언덕에 올라
소리 없이 웃으시지요.
그리움 가득 안고 아침에 잠이 듭니다.
밤을 가득 품고서 새벽을 열어 준 나는
향기로운 당신 이름 부르며
아침에 잠이 듭니다.
별이 너무 많은 날에는
밤에 긴한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사랑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재잘거림으로
귀가 간지러워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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