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속리산의 봄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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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하고 화려했던 지난 여름은
아련한 옛 꿈이었나
가지 잘린 포플러 몸뚱이의 애처로움이
속리산 가는 차창 밖 세상으로 펼쳐져
차마 눈을 돌리지 못했다.

산그늘에 응달진 바위 아랜
연두빛 봄햇살을 받은
푸르른 윤기 흐르는 이끼들의 웃음소리와
대지를 적시는 맑은 시냇물 합창소리가
홀로 걷는 나그네 발자국을
줄지어 따라오고

늦은 오후
산죽(山竹) 잎사귀 사이
겨우내 님 기다리다 지친 흰눈이
울먹이며 방울방울 눈물 떨구는데

가만히 어깨 감싸는 포근한 봄바람과
때늦은 황홀한 사랑에 빠졌다가
인기척에 놀라
부끄러움에 황급히 자리를 피한다.

정상을 향할수록
발걸음은 점점 무게를 더해 가지만
흘러내린 이마의 땀방울만큼
희망찬 대지의 부픈 꿈이 꿈틀거리며

봄은
정이품송의 은은한 솔 향기 타고
문장대 바위 넘어
내곁으로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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