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아침을 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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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을
밤새워 퍼부어 놓고
어제와 다름없이 새벽을 연다
남모르게 밤을 타고 나린
눈 위를 흥겨이 걷노라면
강아지는 멍멍
비둘기는 구구
눈을 피하여
시린 발목을 붉히며
한쪽다리로 서성이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람들의 틈바구니로 끼어 들어
하얀 신작로 길로
무심히 들어선다
눈이 부시도록
손끝이 시리도록
싸늘한 아침
새 하-얀 모시이부자락을
눈처럼 길게 깔고
나뒹구는 자동차
이불 위를 조심조심 발을 내딛다
단잠을 깨운 죄로
주인의 노여움을사
매서운 발길에 걷어차여 자빠지고
다시 일어나 넘어지며
길을 재촉한다
새벽바람이 차다
길게 내뿜는 담배 연기는
허공을 가르고
적막이 고요를 타고 나리는
짙은 안개 속으로
그리운 사람들이 눈앞을 스쳐간다
넘어지고 자빠지는 틈새로
홀연히 맴돌다
잊혀 저가는 얼굴들
눈가엔 잔주름이 널고
흰 머리칼이 하나둘 늘어
무언의 항변으로 다가와
세월을 원망도 해보지만
부질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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