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장원, 보석같은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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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담을 두른 노인의 장원은
보물을 숨겨 둔 숲처럼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장미들로 그득하다.
노인은 샅샅이 즈려 밟으며
뱅뱅이를 돌고,
여름에도, 겨울에도,
촘촘이 소복한 발자욱을 헤아린다.
꽃은 별스런 세계로 피는
땀방울의 보라.
노인은 섬주위 백사장을 온종일 서성대는 아이마냥
밟고 지나간 길 위를 정성스레 되짚는다.
장미는 피고 지고,
붉기도 하고, 희기도 한 그 빛은
꽃대를 세워 주고, 이파리를 솎아 주던
노인의 손에 물들어
장원의 울타리 안쪽에 온갖 그림으로 화려하다.
태양은,
장미 이파리에 세차게 내리꽃혀 진한 초록을 물들이는
태양은 한없이 높은 곳에 있는 물감의 바다.
달은,
정원수 가지며 풀잎 끝에 달린 이슬에 반짝여
장미의 옆모습을 훔치어 부끄러움을 선사하는
달은 깊은 밤 고요의 등대.
노인은
달빛 등대를 길잡이 삼아,
태양의 시원하고 너른 수면을 바라보며 땀에 젖어
슬쩍슬쩍 솜씨껏 장미의 표정을 훔치며
멎적스레 부지런히 장원을 감싸안은
나란히 가지런한 발자욱을 따라 뱅뱅이 도는
노인은
천진하고 무책임스런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
잠이 들 줄 모르는 새침한 장미는
조개껍질마냥,
또는 불가사리마냥 고개를 내릴 줄도 모르고
진한 향기로 노인의 발길을 하루도 놓치지 않는다.
장미로 곳곳에 수풀이 우거진
노인의 장원은 잠이 들 줄 모른다.
노인은 아이처럼 아름다운 순수에 자유롭다.
섬같은 그곳에서 그는 아름다운 존재로 보석을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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