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사과를 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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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마지기 논배미
그것이 농사의 전부였던
내 홀어머니는
보리고개를 지내면서
매일 아침 논둑을 걸으며 기도했으리라
어서 어서 자라거라
이슬도 태양도 바람도
서둘러 많이 먹고
어서 어서 여물거라
어린 내새끼들 배곯을라
밥솥안에선 풋내를 풍기며
하얀 쌀밥이 김을 올린다
내 어머니는
풋사과를 따듯
귀퉁이 풋벼를 조금 베어다가
아침밥을 지으셨나보다
어머니 기도를 들으며
어머니 손끝에서
매일 매일 서둘러 여물어갔을 벼이삭
우리를 배부르게 하고
월사금이 되주었던
내 어머니의 서마지기 논
어머니와 나란히 세월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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