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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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산에 오르면
사람들은 미친 놈이라 한다.
이름모를 벌레들 노래하다
잊은 듯 숨박꼭질하고
물먹은 풀들 옹기종기 모여
서로 키크기 시합하다가
떨어지는 빗방울에 차거워
부르르 몸을 떨군다.
비는 바다에서 죽어 윤회하여
빗방울로 다시 태어나고
나무들은 한결같이 제자리에서
모두 그냥 선채로 기쁘게 그를 맞고
머리결을 바람에 살살 날리며
뜨거운 열정을 식힌다
산은 가슴을 풀어 헤쳐 몸속 깊이
쏟아지는 비로 샤워를 즐기고
나 마음 넓은 하늘이되어
산을 가슴에 품어 안는다.
목욕 후의 산뜻한
여인의 냄새 산의 냄새
산에서 모기에게 손등을 물렸다.
모두 미친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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