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지금 단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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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기억나는건
골목어귀어귀 빨갛게 익어가는 홍시
하늘만 쳐다보며 군침흘렸다
지천으로 널린 홍옥밭을 지나 여울
뜬 눈으로 들여다본 물속이
하늘만 같았던 시절
쳐녀해에 익은 얼굴
따가운줄 모르고 뛰어다니던 산마루
누가 주인이고 누가 대장이냐
할배를 졸라 얻어낸 대나무 활은
괜한 동네닭만 겨누고
억울한 너불레기 한 마리
신작로에서 고사하면 조선의용군이나 된 것마냥
양양해하던 그 악동들
이제와 생각하면 그곳에 묻어있던
여물 냄새가 꼭
우리 할배 옷자락같기만 하다

오늘 저녁
노환에 누워계실 할배를 생각하면
난 꼭 단산에 가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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