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바다가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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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내음, 바람, 햇살
잠을 깨운다.
여덟 시간 동안의 긴 여정을
하품 한 번으로 털고
아침을 맞는다.
여느 아침처럼
우유 한 컵
빵 한 조각
일인용 식탁에 앉는다.

포근한 가득한 좁은 방 안
갈색의 사각 창틀 뒤
분홍빛의 커튼
에메랄드 빛 물결이 흥분한다.

Ⅰ.
일 년 전
빛도 잡히지 않던 곳
허울 좋은 그림자
바삐 움직이는 눈동자.
빛을 찾는다.
벌레들과 이야기하고
먼지들과 입맞추고
어두운 유화 빛 평면 속에서
기름내 나는 물감통을 허우적거리는
빛을 찾는다.
팔이 무겁다
누이의 스타킹 무게만치나
가벼운, 하늘대는 커튼마저
양철 셔터처럼 무겁다.
장막만 걷고 나면,
톨스토이 그 친구와 말이야
인생론을 나눌텐데
일상처럼 마주한 이들에게
인간론을 강론할텐데
일 년 전
팔도,
커튼도,
어깨처럼 무겁다.
Ⅱ.
새가 날아들었다.
그 잦은 퍼덕임
온 먼지를 깨워내다.
탁함을 피해 찾은
가려진 창가를 바라본다.
무겁던 커튼.
새의 퍼덕임.
미풍에 날려
옷을 벗는
좀은 내 방.
갈빛 창틀 안으로
바람이 불고
파도가 울고
빛이 운다.

Ⅲ.
지금도
아름답게 흐르는
그 옛날 나를 찾아든
한 폭의 그림
바다가 있는 풍경
조용히 잠자는 목빛 의자
두어가지 색으로 바른 수채화
창틀액자
잔잔한 행복에 젖는 나
오늘 내겐
목빛 의자에 앉아
그림을 감상하는
그 옛날
행복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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