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주소복사

2001.7.22. 광주에서
장마가 머물렀던 거리에
상처가 가득합니다.
분수처럼 쏟아져 내리던 상심의 물줄기.
거리에는 가로수 이파리 떨어지며 바닥을 덮어
하늘만 보라며,
하늘만 보라며,
손바닥 활짝 펴 아우성입니다.
가을이 멀었음에도
눈물 떨구듯 성숙을 기르는 상처투성이 거리는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사람들의 발걸음, 사랑, 눈빛을 담아 사진을 찍습니다.
소나기 뿌려, 햇살을 세탁하여,
돌아보면 내 아픔 거기에 새겨져,
청춘이 많이 남았음에도, 발걸음은 쉬이 가벼워지지 않습니다.
그 거리의 사진 속에 흑백의 명암으로 박히어,
나는 소나기를 맞으려 그곳에서 거리의 정물로 존재합니다.
젊은 날이 다 지난 후에는
무엇 때문에 거리에 있으려는지,
아직은 환희보다는 아픔과 설움이 가득하기에
나는 거리가 되어갑니다. 풍경이 되어갑니다.
낯익은 표정이 되어 갑니다.
0개의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