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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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5.27. 밤 10:55. 신길동 지나는 5호선 전철
그의 고독의 바닥에는
사치스런 슬픔이 있다.
사랑이 어쩌니 처마에 매어 달린 빨래 줄마냥
스르렁 스르렁 출렁이는 으름장에 녹아
그의 웃음에는 사뭇 비장하기 조금 쑥스럽기도 한
맑은 슬픔의 몸짓이 스민다.
벌건 한낮의 햇빛을
얼굴을 붉히며 토라져 응시하다가는
이내 적잖이 실망한 투로
"그래, 여기야" 하며
어영차 이겨 내는 푸른 기지개를 펼친다.
삶은, 혹은 살다가는,
어깨죽지 다소곳이 내려 앉는
황혼의 류마티스 통증마냥
채 달갑지 않게 대롱대롱 매어 달리는
웃음은 아이스크림 껍데기이다.
그가 한참 만에야 나를 찾아내는 성의 없음이
한편 우습기도 한 때문이다.
내가 그래도
어린 누이같은 여인네
풋풋한 가슴 봉긋한 내음에 지레 얼굴 붉어지는 새,
무에 그리 심상찮은지,
푸석푸석한 먼지 투성이
마시마로 인형기계 옆에 비스듬이 서서는,
한 밤, 깜깜한 그늘같은,
온통 컴컴한 창고 벽, 밤 그늘 고독에 젖는다.
차 …암 내...
하소연 한마디 없는
한심한 막대기 녹슬은 못처럼
나는 그에게 한낱 장식품이 되어 주며 또한 웃는다.
인생의 궁극의 슬픔,
그 기약 없는 비싼 보석같은 한숨에,
사랑에만도 힘겨운
딱한 청춘 풀떼기는
소주 한 잔이 그리울 따름.
남녘에서 올라온 막걸리 한 잔을 애지 중지,
소비하라고 주어진 인생,
웃자라길 깊은 생각 없는
인생에 한 결 같은,
회복 안되는 그늘같은 고독이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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