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하늘에 기대어 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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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에 기대어 본 하루
흐린 하늘에 기대는
내 끝자락의 외로움은
푸른 나뭇잎 속에다 감추어 버렸다.
사거리 신호등에서
파란불을 기다리는 사람들
걸음은 멈줬지만,
손을 어깨에다 걸쳐있는 연인은
기다림의 순간마져도 멈추지 않았다.
은행 앞은 먹이감을 찾기 위해
서성이는 사람들의 시체가
회생하기 위해 저금통을 털어야만 했다.
꽃 가게 여 주인은
화초들을 손질하며 옛 사랑의
그리운 잎사귀 하나 만지작 만지작 거리면서
길 가는 사람들을 쳐다만 보았다.
옷 가게 아가씨는
에어컨이 없는 눅눅한 방안에서
사장을 원망하고
찾아주지 않는 손님을 물끄러미 보아야만 했다.
흐린 하늘에 기대는 하루는
고독한 이들의 침묵이다.
깊은 여정을 마치고,
방안에 커텐을 내리는 순간
이미 와 버린 밤의 전령
외로움은 외로움 속에서
꽃이 피어나고,
슬프면 흔들리는 나뭇잎 속에다 묻을 일이다.
외로우면 어쩌랴!
이미 와 버린 외로움이
시냇물을 건널수가 없지만,
돌다리만 잘 놓아두면
많은 사람들이 건널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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