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떠나고 싶다
주소복사

성산포에서 뜨는 해는
매일 일상에서 맞는
덤덤한 아침이 아닌
시인의 슬프고도 기쁨
아침을 열어줄거라고
지금은 수목이 빽빽한
강원도 깊은 산장으로 가고 싶다
새벽 안개 속에서
두터운 쉐타를 걸치고
이슬 촉촉한 잔듸 위에서
낙엽을 태우며
잿빛 아침을 열어보고 싶어서
지금은 깊은 산골 이름 없는 동네
옹기종기 모여사는 사람들의
이방인이고 싶다
더 이상 나눌 것 없어
미안해 하면서 다 나눠주는
인심 좋은 동네 한 귀퉁이에서
진한 사람 내음 맡으며
나를 돌이켜 바라보고 싶은 마음에
지금은 어디든 가고 싶다
지금 있는 자리가 다시 그리워질 때까지
멀리 떠나보고 싶다
0개의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