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도리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어깨죽지엔
종아리까지 길게 ??쳐 있는
목도리의 숨결이 하나 걸쳐 있다
나는 집을 향해 걷고
바람은 세차게 인다
늘어져 있던 머리채들이
바람에 나부끼어 이리저리 휘청인다
그래도 목도리의 실오라기 하나가
주머니 안에 있어서인지
눈보라가 일어 까만 눈송이가 머리자락에 ?瞞틉?
목도리는 항상 편하다

바람이 매몰아치는 다리 구석에서
피를 토하며 빨갛게 물든 날개
하얀 머리채 흔드는 모습은 박제됐다

굴레였다
그리고 구속이었다
멀리, 저 멀리 뛰어가
목도리를 크게 휘두른다

나는 목도리였다.

주제:[(詩)고독] 박**성**님의 글, 작성일 : 2000-07-27 23:40 조회수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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