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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로미오와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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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기억할 수 없는 새벽이 내게 있었을 때
난 몹시도 울었다고 하오
이제와 돌이켜 보아도 보이지 않는 나의 과거이지만
난 애타게 울었다고 하오
열달 동안이나 앞으로 나서게될 세상의 가장 소중한 것을 그리며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지만
탄생 그 순간의 허무함에 무척이나 울었을 것이오
아마도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아직 여기 있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 때문에 무척이나 울었을 것이오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그 처음의 새벽엔 무척이나 울었다고 하오
내가 있음을 예감했음에도 무척이나 울었다고 하오
어쩌면 적일 수도 있는 하늘이 우리의 사랑을 시기한 나머지
서로 스쳐지나 갈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을 까봐 무척이나 두려웠다고 하오

그 토록 시기할 것만 같던 예감이 틀리진 않았지만
우리가 나눠야 할 사랑의 빛에 약간은 빗나간 듯 하오
난 그대의 두 눈에 흐르는 자그마한 사랑의 자욱을 보았고
그대도 나의 두 눈에 맺힌 아쉬움의 자욱을 보았잖소
비록 그대가 나의 마지막 모습을 지키고 있긴 해도
난 아직 그대 앞에 이렇게 누워 있잖소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운명인가 보오
그 운명 때문에 나의 경직된 몸이 이 땅에 묻혀
바람의 도움을 받아 노래하지만
난 행복하오
나의 첫 새벽이 오던 그 날의 허무함 대신
그리도 그리던 소중한 사랑을 따스하게 품고 잠들었잖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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