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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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천개의 보물창고와 수천개의 과실정원으로 꾸며진 방입니다.
기다림이 제 생명인 양 얼싸안고 늘 당신을 기다립니다.
그대 황금열쇠가 되어 나를 여미고 들어오십시오.
******1막 2장
그 많은 세월, 그 많은 시간을 당신의 곁에 두고서도
당신은 문 밖에 서서 설레임을 가질 뿐, 나를 여미고 들어오지 않습니다.
거리 장사치들의 물건 파는 소리에 귀기울일 뿐, 빛나는 보석과 달콤한
과실도 가지지 않습니다.
******2막 1장
당신은 내 안에 아릿다운 보물을 두고도 날마다 문 밖에 서서 홀로 속삭입
니다.
'나는 오늘 무엇을 고를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2막 2장
무심히 던져진 당신의 말은 독이 되어 나의 심장에 바르고, 내 마음의
자물쇠는 녹슬어 열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라는 열쇠로 여미고 들어올지라도 보석은 밟히는 돌처럼 빛을 잃고
과실은 어제의 꿈처럼 시들어 버립니다.
******2막 3장
기다림의 생명은 꺼져 버리고 나는 가장 흉물스런 폐허로 그저 남아 있습
니다.
******3막 1장
나는 스스로에게 당신이 되고, 나는 스스로에게 기다림이 됩니다.
기다림의 오랜 꿈속에 당신으로 살아남아 그 아름다운 정원으로 나아갑니
다.
******3막 2장
그는 거침없는 발걸음이 되어 나의 문을 활짝 여미고 들어옵니다.
문 밖에서의 괜한 설렘과 장사치들의 닳은 상술과 달변도 빛나는 보석과
달콤한 과실을 차지하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그를 자극하여 그 마음을 빼앗아버리는 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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