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실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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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약속을 할 수 없었던 건
지켜줄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설령
지켜지지 못한다 할지라도
첫 눈 오는 날 만나자는
유치한 약속이라도 하나
남겼어야 했습니다.

그건 약속이 아니라
희망이었을 것을
실종 같은 부재에 이르러서야
뼈 속 시리게 알게 됩니다.

오늘 죽도록 사랑하면
내일이 되어
후회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오늘 남김없이 쏟아 내면
내일이 되어
이별 앞에 초연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별이라 단정할 수 없는
실종 같은 부재 앞에서도
엉켜 버린 미로를 헤매듯
온통 백지가 되어
먼지 속 공황을 떠돌고 맙니다.

그림자처럼 제 색 하나 없는 사랑.
마음에 온통 기쁨으로 차 있으면서도
꺼내 보여 주지 못하는 가여운 사랑.
그러면서도
생명이고 절대인 유일의 사랑.

오늘은 이 마음들이
신열로 올 듯 합니다.
아프지 말라 그토록 당부 했건만
지키지 못할 밤이 될 것 같습니다.

내가 나를 이기지 못해
차라리 잠들 수 있다면 꿈속에서라도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요.

너 만을 사랑한다는
실종 전의 마지막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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