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그대를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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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은
가슴가득 안았던 꽃다발을
반쯤 뚝 떼어 내주는
가당찮은 허전함이 일어납니다.
긴 기다림의 끝에서
마침내 당신을 보는 순간
그간의 마음의 번민은
한순간 포말이 되어 사라집니다.
오랫동안
자신의 더딘 시간과
자기연민으로 날카로왔던 신경이
바로 전까지 나를 에워쌌음이 분명하거늘
무슨 연유로 그처럼 소멸했는지
당신의 눈빛을 보면서 알게됩니다.
나만이 그 시간을 버텨낸게 아니었음을
인내의 쓴 날들을 당신도 공유했음을
온 마음으로 서로에게 향했음을
당신을 마주보는 그때에 재인합니다.

이제서야 나는
당신을 똑바로 응시합니다.
내게 오던 발길을 돌렸던들
당신의 사랑을 의심했을까마는
오던 길을 멈추지 못한 심정이
온전히 편하기야 했을까마는
줄곧 내게로 달려준 그 기꺼움에
내 모든 안타까움은 오히려 죄가 됩니다.

당신을 보내고 돌아오는 밤길
내 잡념들을 날립니다.
갈등과 소심함과 공허한 독백을..
자학과 괴리와 자기부정을
밤길을 따라오는 바람에게 보냅니다.
당신이 주는 행복앞에서
오직 내 진실이 더 빛나기 위하여
당신의 멀어짐조차
기다림의 시작이 아닌
존재확인의 연속으로 마음에 새겼습니다.

우리는 지금
현실에서 가능한 것들을 위해
비현실을 세밀하게 보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미립자까지도
당신과 나의 공유물이라면
서슴없이 흡입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넘지 못할 벽이 생기지 않도록
입장을 투시하는 배려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당신을 보는 날
내 기다림은
어제의 것이 아닌새로운 것이 될 것입니다.
좀더 성숙한 자세로
당신을 기다리는 법을
배울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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